자연의 신비로움을 담아낸 두 방정식, 그리고 과학에 대한 바른 인식

 

자연이라는 한자어는 自然, 영어로는 Nature.
동서양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나 시선이 서로 상반됨에도, 단어에 담긴 본질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자연이란, 스스로 그러한 존재 혹은 상태다.
그렇다면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도록, 어떤경로상태를 선택할 것이다. 마치 물이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이, 자연도 가능한 선택지 중 가장편한 길을 알아서 고른다는 의미가 된다.
매우 흥미롭지 않은가?
자연이 과연 여러 경로 중에서 특정한 어떤 경로나 상태를 스스로 선택할까?

 

이 문제에 대해 지금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처럼, 예전부터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그 과정에서 수학자 혹은 과학자들이 찾아낸  방정식들이 꽤 있다. Lagrange’s Equation Gibb’s Free Energy Equation도 그런 방정식에 해당한다. 이 두 방정식은 서로 다른 물리 분야에서 사용되지만, ‘스스로 그러하게변하는 자연의 방식을 기술한다는 점에서 대칭적인 철학을 공유한다.
라그랑지안은 시간에 따른 변화 과정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운동을 최소 작용 원리로부터 도출하고, 깁스 자유에너지는 열역학 평형 상태에서 계가 도달할 최종 상태를 자유에너지 최소 조건으로부터 결정한다.

전자는 과정의 최적화, 후자는 결과의 최적화를 알려주는 방정식이다, 전자가여행 중 어떤 길로 갈지를 말한다면, 후자는어느 목적지에 멈출지를 말해주는 지도와 같다.
하지만, 둘 다자연은 가능한 상태 중 어떤 경로 혹은 상태를 선택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대칭적인 개념 구조를 가진다.
한 쪽이 시간에 따른 경로의 선택이라면, 다른 한쪽은 에너지 구성 요소 간의 균형 상태를 통해 선택된 정적 상태를 나타낸다. 

라그랑지안이 물리 법칙과 대칭성 간의 관계를 드러내는 도구가 되었다면, 깁스 자유에너지는 엔트로피와 엔탈피라는 상반된 요소 간의 균형을 통해 상태 결정의 통일된 기준을 제공한다
각각의 함수는 자연의 최적화 메커니즘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며, 결국자연은 최소의 원칙을 따른다는 보편 원리를 공유한다.
이처럼 자연은 언제나낭비하지 않는 길을 선택한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최단거리·최소 연료 경로를 추천하는 것과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라그랑지안과 깁스 자유에너지는 단순히 방정식으로 자연 현상을 기술하는 수단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가 선택하는 방식에 내재된 구조를 드러내는 수학적 표상이다이들은 전혀 다른 영역(역학 vs. 열역학)에서 출발했지만, 자연이최소화를 통해 질서를 창출한다는 통일된 사유의 흐름 속에서 깊게 연결된다

 

자연과 과학을 바라보는 보다 정확한 시각

 

물리 법칙은 관찰 기반이며, 관찰은 인식 체계의 산물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방정식들 — 라그랑지안, 깁스 자유에너지 등모두 지구에서의 경험과 관측 데이터에 기반하여 정식화된 것이다. , 관측 가능한 현상을 인식 가능한 언어(수학)로 기술한 모델이다. 이 모델은 우리의 감각, 도구, 논리 체계에 의해 구성된 것이다.
물리 법칙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설명 방식이라는 말이다. 이는 지구를 중심으로 만든 지도가지구 그 자체가 아닌 것과 같다
지도는 이해를 돕는 구조일 뿐, 실재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따라서, ‘자연법칙은 지구 중심적 결과물일 수 있다.
라그랑지안이 작용의 최소를 따르는 것은 고전역학에서 실험적으로 반복 검증된 패턴을 요약한 것이다. 깁스 자유에너지도 지구 환경(1 atm, 300K, 중력장 등)에서의 열역학적 시스템 관찰 결과를 정리한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우주 환경에서는 지금과 전혀 다른최적화 원리가 작용할 가능성도 상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물이 아래로 흐르지 않고 위로 흐르며, 시간이 거꾸로 진행되는 공간이 있다면 그곳의 자연은 다른 원리를 따를지도 모른다

 

마무리

 

물리 법칙은모델이지절대적 진리가 아니다우리가자연법칙이라 부르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접근할 수 있었던 자연의 일부에 대해 만든, 통계적으로 유효한 모델이다.
우주의 다른 영역에서 이 모델이 통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에 맞는 새로운 관찰, 새로운 모델링을 해야 한다.
우리가 만든 수식들은 어디까지나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연이자신을 드러낸 방식에 대한 기술일 뿐이기 때문이다.

학은우주의 설명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한 설명서 버전 1.x’이다.
 

플루톤이 한때 행성이었다가 지금은 아니게 된 것처럼, 과학의 진실은 고정된 진리가 아니라 잠정적 합의일 수 있다.
과학으로 입증된 것조차도 때론 거짓일 수 있다는 진실 정도는 알고서 과학적 사실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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